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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과 고흐.. 서로 다른 사랑방식.

Auguste Rodin ( 1840 ~ 1917 )

신이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 이야기를 한다면 조각이 하고 싶어 인간의 삶을 영위한 신이라 할 정도로 최고의 조각가라 할 수 있는 로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께요.

로댕을 사랑한 여인은 정말 무수히 많습니다. 솔로가 듣기에는 다소 짜증나는 이야기지요. 그의 작업실에서 조각상의 모델이 되었던 모든 모델들(여성)은 로댕을 흠모하고 사랑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들 대다수는 로댕의 사랑을 받지 못했습니다. 로댕의 예술성과 그의 고독하기 이를데 없는 천재성을 사랑했던 그녀들은 잠시나마 로댕을 소유할 수 있었지만, 로댕의 사랑을 얻는데는 실패했으니까요.

로댕의 여성편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데 로댕은 결혼만큼은 지나치다 할 정도로 피하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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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amille Claudel

로댕의 곁을 끝까지 지켰던 로즈 뵈레와 로댕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었던 애인 까미유 클로델과의 사이에서 로댕은 항상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합니다. 솔직하고 자유분방했으며, 당돌한 까미유 클로델( Camille Claudel )은 로댕이 진심으로 사랑한 여자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로 처음 만난 이래 격정적인 사랑으로 서로를 불태웁니다. 로댕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한 까미유 클로델은 로댕에게 동거하고 있는 로즈 뵈레와의 결별을 요구하지만, 이 요구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 모델들과의 성적인 자유를 추구했던 로댕은 까미유 클로델에 대한 예의로 다른 모델들과의 성생활은 일절 하지 않게 됩니다. 동시에 로즈 뵈레와의 이별도 하지 않습니다. 로댕과 까미유 클로델에 대한 이야기는 굉장히 많죠. 서로가 삶의 길이 같았기에 두 사람은 예술적 영감을 공유하게 되지만, 경쟁자로써, 또한 창의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서로에게 극복할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이미지 - < Camille Claudel (1884년, 브론즈, 파리 로댕박물관 소장) >


 다시 로즈 뵈레를 살펴볼께요. 로즈 뵈레는 로댕이 유명하지 않았을 때 만난 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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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ose Beuret

젊은 시절 조각가로서 불투명한 미래를 안고 있었던 로댕은 다부진 몸매를 지닌 20살의 재봉사 로즈 뵈레를 만나 자신의 조각 작품의 모델일을 부탁하게 되고, 곧이어 사랑에 빠져 동거에 들어갑니다. 로즈 뵈레는 재봉사 일을 하면서 틈틈이 모아두었던 돈으로 로댕을 위해 작업실을 마련해 줄 정도로 헌신적이었습니다. 로댕은 그런 그녀의 헌신에 힘입어 더더욱 조각에 열을 올릴 수 있었지요. 그녀는 살림을 맡은 안주인으로서 어려운 생활 전반을 책임지기도 하고, 로댕의 작품을 위해 자신의 누드를 보여주길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녀에게 상처가 되어 돌아옵니다. 자유분방한 섹스를 선호하는 로댕은 작업실에서 자신의 작품모델들과의 성관계를 탐닉했으니까요. 그래도 로즈 뵈레는 그런 로댕에게 싫은 소리 하나 없이 작품모델들에게 누드 포즈에 대한 조언을 하는 등 여러 도움을 줍니다. 제 3자입장에선 그녀가 너무 딱하기까지 합니다.  
< 이미지 : 젊은 여인의 초상 (1865년, 테라코타, 파리 로댕박물관 소장) >

 훗날 그녀는 로댕의 아들까지 낳지만 여전히 돌아오는 것이라곤 모멸감뿐입니다. 뻔뻔하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로댕은 아들을 자신의 호적에조차 올리지 않을 뿐더러, 그녀에게 항상 낯선 사람처럼 행동하면서도 필요할때는 언제든지 자신의 옆에 있길 원합니다. 오랜 세월동안 가슴속에 묻혀둔 사랑에 대한 보답은 그녀가 죽기 얼마 전 결혼식을 함으로써 이뤄집니다. 뇌졸증으로 쓰러진 로댕을 위해 로댕의 친구들이 로즈 뵈레와의 결혼을 강력하게 권해서 이뤄진 것이죠. 로즈 뵈레가 죽기 2주일 전, 53년동안 로댕을 위해 헌신한 그녀와 로댕은 정식으로 결혼합니다.  

이미지1 - < Camille Claudel (1884년, 브론즈, 파리 로댕박물관 소장) >
 로댕의 연인 까미유 클로델의 젊은 모습을 표현한 조각상입니다. 이 때의 로댕은 유명 조각가로 명성을 떨치던 시기였기 때문에 선도 굵어지게 되고 역동성 위주로 표현하게 됩니다. 사실 까미유 클로델을 대상으로 한 작품 중에 예쁜 것들이 많은데 저는 까미유가 정말 싫기 때문에 로즈 뵈레상( 像 )보다 덜 이쁜 걸로 썼습니다. 예쁜 것들을 원한다면 다나이드를 검색하세요. 1895년 작품인 다나이드에서 표현된 까미유의 누드는 정말 환상 그 자체라 할 정도입니다. -_- 누드 때문에 미술을 좋아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이미지2 - < 젊은 여인의 초상 (1865년, 테라코타, 파리 로댕박물관 소장) >
 조각상에 보이는 모자에는 장미와 백합 다발, 그리고 나뭇잎으로 장식이 되어 있습니다. 처음 자신의 작품 모델을 해줄 수 없겠느냐는 제안을 받아들인 로즈 뵈레의 모습을 꾸밈없이 표현했으며 앳되고 고운 얼굴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로댕이 유명해지기 전의 작품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선 역동성(생각하는 사람)이라든가 남성성(아담)보다는 탐미와 유려함, 여성적인 곡선이 두드러집니다. 설레여 하는 조각상의 모습을 보니까 그녀의 굴곡진 사랑에 대한 보답이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로댕의 초기 이 작품은 카르포
( Jean-Baptiste Carpeaux 1827∼1875 )와 알베르 까리에 벨뢰즈( Albert Carrier Belleuse )에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Vincent van Gogh ( 1853 ~ 1890 )

 로댕의 이야기를 끝마치고, 이제 불멸의 화가 반 고흐에 대해 알아볼께요. 고흐는 생전에 인정받지 못했던 불운한 화가입니다. 고흐는 삶의 근원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낭만적인 로맨티스트인데 그는 후기 인상파죠. 낭만파였다면 말장난이 되었을텐데 말입니다.-_-  

 아.. 다시 진지하게 할께요. 질곡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고흐는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진정으로 사랑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고흐의 삶은 언제나 시련과 실패의 연속이었고 그가 갈구하던 사랑마저 고흐에게 크나큰 상처로 다가옵니다. 부모의 냉대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고흐는 몽마르 (Montmartre)거리 19번지에 위치한 구필 화랑에서 근무할때 처음 사랑에 눈을 뜨게 됩니다.  고흐가 사랑했던 여자는 하숙집 주인의 딸 유지니아( Eugenia )였습니다. 그런데 고흐는 유지니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도 사랑합니다. 유년시절 집에서의 냉대로 인해 받을 수 없었던 관심과 애정을 하숙집 주인과 딸에게 느낀 거지요. 그렇게 1년 동안 침묵 속에서 고흐는 자신만의 사랑을 키워 나갔고, 자신과 같은 느낌으로 그녀도 자신을 사랑할 것이다라고 확신한 고흐는 사랑을 고백하지만 유지니아로부터 약혼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휩싸입니다.

 사랑을 받지 못해 사랑하는 감정에 익숙하지 않았던 고흐는 그녀의 약혼을 깨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지만 모두 허사가 되어 버립니다. 목사가 되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그녀 가까이 집을 얻어 보기도 하지만 그녀는 고흐의 사랑을 완강히 거부합니다. 목사로 활동하면서 고흐는 미망인 케( Kee )에게 다시 집착합니다. 그녀와의 사랑으로 새로운 삶이 열릴 것만 같았기에 고흐는 또다시 감정을 억제할 줄 모르고 사랑을 키워나갔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고흐의 사랑을 거절합니다. 외골수 성격을 가진 고흐의 일방적인 사랑은 그녀에게 악몽이었으니까요.

 너무나 외로웠던 고흐에게 사랑은 절망적인 고통만을 안겨주고 있었는데 그는 그럴 때마다 매춘부들을 찾았습니다. 고독을 채워 줄, 사랑에 거절당한 깊은 분노를 달래줄, 그의 침대를 덥혀 주고 그의 마음을 위로해 줄 여자는 오로지 사창가의 여자들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고흐는 숨겨져 있던 고민과 근심을 매춘부들에게 풀어놓았고 그녀들에게는 그것이 익숙한 아픔이었기에 그를 이해하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외면으로부터 찾아오는 슬픔에서 동질감을 느꼈던 그녀들은 고흐의 고통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잃어버린 사랑에 보상이라도 받을 것처럼 그는 매춘부들과 같이 생활을 합니다.  고흐의 성적 욕구는 매춘부들과의 만남으로 탈출구를 찾게 되었습니다. 섹스는 고흐에게 희망이었고, 현실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것은 섹스뿐이었습니다. 고흐에게 섹스는 종교처럼 고통 속에 얻어진 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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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row JH 259, 1882, drawing. Van Gogh Museum, Amsterdam (Vincent van Gogh Foundation) All Right Reserved.

 매춘부 시엔( Sien )과 같이 생활을 하면서 안정을 찾은 고흐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면서 그녀의 생활을 책임지고 그녀의 가족을 돌보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영혼이 순수하다고 생각한 고흐는 시엔과의 결혼을 꿈꾸지만 매춘부라는 이유 때문에 고흐의 가족들은 격렬하게 반대합니다. 하지만 고흐는 시엔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고흐는 그녀의 어깨 위에 걸려 있는 무거운 짐을 떠맡으려 했지만 시엔은 그가 생각한 그런 여인이 아니었습니다. 고흐의 생각과 달리 시엔은 사랑에 관심조차 없는 매정한 성격의 소유자였으니까요. 매춘으로 돈을 벌어오기를 소망하던 시엔의 가족 때문에 고흐는 그녀와 결국 헤어지게 됩니다.  이후의 고흐는 결혼을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평생 사랑받길 원했지만 사랑받지 못했던 고흐에게 그림은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이었고, 그의 삶에 마지막 희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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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at Field with Cypresses (1889) Vincent Van Gogh

이 작품은 제가 고흐의 작품 중 가장 정감가는 거라서 올려봤습니다... 아쉽게도 작년 반 고흐 전시전에선 이 작품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위에 누드 그림은 3종류가 있습니다. 각각 Sorrow JH 129, SorrowJH 130,  Sorrow JH 259 이렇게 있는데요. 모델의 포즈는 동일하지만 채색상태와 보존 상태 그리고 소장 박물관이 각각 다릅니다. 작년 전시회에선 Sorrow JH 259 이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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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try road in Provence by night 1890.5 90.6 x 72 cm Kröller-Müller Museum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작품이 이건데요. 이건 3층 전시실에서 볼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프로방스의 시골길 야경입니다. 고등학교 미술책에는 아마도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던 걸로 압니다. 오직 고흐만이 낼 수 있는 색채와 강렬함에 푹 빠졌습니다. 분명 고흐의 눈에 보이는 세상과 제가 바라보는 세상은 물과 기름의 차이만큼이나 극명하게 다를 겁니다. 그림 대부분이 불타오를듯한 이글거림으로 다가서는 것을 본다면 확실히 고흐가 바라보는 세상은 평범한 일반인, 아니 동시대를 살아간 화가들과도 확연히 다른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두렵고, 그래서 빠져들게 되고, 경이로움을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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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흐 이야기를 하다보니 예전 웹서핑을 하다 찾은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이 구덩이에 같이 빠지면 더할나위없이 행복하겠지만, 혼자만 빠진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설레임과 행복으로 충만해야 할 구덩이 속은 안타까움과 그리움과 고민으로 변질되버리니까요.  게다가 헤어나올 길도 도저히 없지요. 참 괴로운거에요.

- 고흐와 로댕의 이야기는 HSBC 프리미어에 가입하게 되면서 정기적으로 받는 매거진 더 밸류에서 참고했습니다. 더 밸류는 미술, 음악, 금융, 경제 전망, 여행 등 다양한 부분에서 꽤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어 참 괜찮은 것 같습니다. 호텔이나 여행, 골프 특전 등 혜택이 많은데 저는 이 잡지가 제일 맘에 듭니다.

- HSBC 프리미어에 가입하실 의향이 있는 분께서는 추천인을 저로 해주셨으면 합니다.^^ (설마 진짜 한다고 하시는 분께서 추천인 : 아도니스 이렇게 하시는 분은 없겠죠.-_- 의향이 있는 분은 비밀댓글로 살포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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