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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비..

늦은밤의 빗소리는 감미롭다.
누군가의 말처럼 그것은 차라리 노래소리와 같다.

내가,
강변의 높은 오피스텔에 머무른다 가정하면
그 감미로움은 한층 더 극대화된다.

발코니 창은 온통 빗물로 그렁지고,
빗속에서 울고 있는 검푸른 세느강과,
길 잃은 반딧불이 같은
빗사이로 지나가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들.
그리고 수면위로 애닯게 비치는 가로등 불빛까지...


나는 어쩌면,
전쟁터에서 지친 몸을 쇼파에 깊숙히 묻고,
진한 버본에 Keith Jarrett의  My song을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켜둔 모니터에는
아무 토픽없이, 아무 말 없이
그저 켜둔 채팅창이 있을테고,
지직거리는 LP판에서 자렛의 빗소리같은 연주가
온 집에 퍼지겠지.


잿빛의 도시에 색감을 주는 것은 '빗줄기' 다.
비로써, 모노톤의 도시는, 아무도 모르게 제 색감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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